“선을 통해서 변화를 겪은 사람, ‘진리의 불’을 통해서 깨달은 사람은 눈에 띄게 남다른 삶을 영위한다.

어떤 신비가도, 그러니까 어떤 선사도 단번에 완성된 단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진리에 이르기까지 그는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했던가! 불가능한 것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절망스런 느낌이 얼마나 자주 그를 괴롭혔던가! 그러나 어느 날 그 불가능한 것이 가능해지고, 심지어 자명한 것이 되었다. 그 길고 괴로운 길에 대한 세심한 서술은 다른 사람들에게 최소한 ‘나도 그 길을 한번 걸아가 볼까?’ 하는 생각을 갖도록 할 것이다. 이런 희망을 품어 봄직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런 과정과 단계들에 대한 기술은 선에 관한 문헌들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는 한편으로 선사들 자신이 복된 삶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는 따위의 일은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은 경험 많은 스승의 세심한 지도 없이는 아무도 그 길을 찾아갈 수 없고, 또 대가의 도움 없이는 완성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자신의 체험과 극복 그리고 변화가 아직 ‘그’의 개별적 체험에 머무르는 한, 그것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체험의 ‘개별성’마저 제거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 비로소 ‘삼라만상을 포괄하는 진리’, 즉 일상적∙개체적인 삶을 넘어선 새로운 삶에 눈 뜨게 하는 경험의 토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더 이상 자기 삶의 주인이 아님으로써 비로소 진정으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