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브 코리아가 설립된지 1년 8개월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내/외 여러 실정을 알게 된 후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이런 느낌을 나눈다는 것이 어쩌면 몇몇 분들을 가슴 아프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끔 스스로 자제하기도 했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은 왠지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네요 :)

제가 휴먼 디자인을 하는 이유는 (이것이 기본적으로 큰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제 자신이 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을 크게 열어주고, 이 일을 계속 해야 한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느낌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아마도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만, 이대로라면 휴먼 디자인을 한국에 제대로 정착시키는 일이 한낱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을 수 있겠다 싶은 마음도 가끔 들곤 합니다.

조금 전, 외국의 한 ‘디렉터director'(영어식 표현에서는 한 나라의 대표를 ‘National Director’라 부릅니다.)로부터 회신을 받았습니다. 이 분은 휴먼 디자인 창시자 Ra Uru Hu의 직계제자였고, 가장 오랜 동안 휴먼 디자인에 헌신해 온 전문가 중 한 분입니다.

국내에서 일어난 여러 일에 대한 자문을 구했고, 최근 출간된 몇 권의 휴먼 디자인 도서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원하던 답을 얻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회될 때마다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Ra Uru Hu는 그가 살아있는 동안 휴먼 디자인 용어 선정에서부터(예를 들어, ‘타입types’), 주된 맥락에 이르기까지 매우 신중을 기했던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휴먼 디자인의 맥락이 왜곡되거나 평가절하되는 것을 원치 않았고 바로 이 부분을 제자들에게도 부탁했습니다. 현재 공식 채널 밖에서 유통되고 있는 정보들은 휴먼 디자인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를 많이 접했습니다.

요는 이것입니다. 휴먼 디자인은 공식 채널을 통해 바르게 유통되어야 하며, 공인 전문가들을 통해 그 ‘맥락’이 유지, 보존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직 ‘맥락context’과 ‘내용text’의 차이를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시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맥락’은 몇몇 핵심 ‘개념concepts’과 더불어 어떤 경우에도 타협해서는 안 될 본질 중의 본질입니다. 다시 말해, ‘맥락’을 놓치거나 왜곡시키면 휴먼 디자인은 설 자리를 잃습니다. (외국에 존재하는 여러 ‘휴먼 디자인’ 유사 과정들은 실제로는 휴먼 디자인이 아닐 뿐 더러, 휴먼 디자인의 지적 재산권을 직, 간접적으로 침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휴먼 디자인 지식들이 보급되겠지만, 이 지식들이 건강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선 먼저 휴먼 디자인의 최핵심 맥락들이 보존되어야 합니다. 기본 교육 2단계 과정인 Rave Cartography에는 휴먼 디자인 지식이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해설을 제공합니다. 또한, 각 개인의 의도 수준(또는 의식 수준)의 중요성 또한 강조합니다. 얼마 전, 한 분의 가이드께서 휴먼 디자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언급하신 적이 있지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접근으로는 휴먼 디자인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전략strategy’과 ‘권위inner authority’를 ‘자기 합리화’와 ‘변명’, ‘자기 이익’을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자기됨’, ‘깨달은 이기심’, ‘통합 채널의 자기 몰입적 삶’의 맥락과는 전혀 다른 방향입니다. 휴먼 디자인은 윤리적으로 착한 사람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지만, 무조건 이기적인 삶을 살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누차 말씀드렸다시피, ‘전략’과 ‘권위’가 바르게 사용될 때는, ‘만족감’, ‘안정감’, ‘명료함’ 등이 나타납니다. 이는 ‘바디랭귀지’로도 명확하게 나타나며, ‘의식의 과학’이라 불리는 ‘근반응 검사’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조금만 제대로 알면 자신도, 남도 속이거나 기만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감정 정의’에게 계속 큰 긴장이 있고, 격한 에너지가 분출된다면 그는 아직 명료함에 이르지 않은 것입니다. ‘천골 권위’에게 반응 직후 나타나는 ‘만족감’, 또는 ‘내적 기반’이 없다면 그 반응은 아직 시행착오 단계에 있거나, 비자아 반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비자아’는 하나의 상태일 뿐, ‘비자아’ 상태 자체가 비난의 대상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대로 배우고, 제대로 적용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휴먼 디자인을 통해 자신을 찾고, 자신과 만날 수 있습니다.

휴먼 디자인은 ‘다름의 과학’으로 불립니다. ‘과학’이기 때문에, 휴먼 디자인 지식 대부분은 논리와 이성을 통해 접근될 수 있고, 설명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과학’이기 때문에, 다른 여러 첨단 학문의 발견들, 그리고 ‘바디랭귀지’나 ‘근반응 검사’ 등을 통해서도 학제간 연구가 가능하며, 생물학, 유전공학, 카오스 이론도 얼마든지 휴먼 디자인 연구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이같은 작업은 휴먼 디자인의 가르침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오히려 맥락을 보존하고, 분위기/태도/문화를 확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레이브 코리아 설립 이후, ‘블랙 마케터’와 ‘공인 전문가’가 협력하고, 이를 국제 기관이 방치하는 초유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건 단지 몇몇 개인들이 임의로 공부하고, 주변에 전달하는 수준과는 차원이 다른 일입니다. 이로 인해, 국내 학습자들 사이에 많은 혼란이 있었고, 많은 인터넷 허위정보들이 그대로 방치되거나 확대해석되는 등의 바람직하지 못한 흐름도 있었습니다. (‘국제 본부’와 ‘국제 휴먼 디자인 학교’는 휴먼 디자인의 가르침을 왜곡, 사유화하는 이들을 가리켜 ‘블랙 마케터black marketeer’라 부르고 있습니다. ‘블랙 마케터’에 대해 국제 본부 Jovian Archive가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경우도 몇 차례 있었습니다.)

그러나 ‘각국 파트너사Natiaonal Organization’이 존재하고, ‘각국 대표National Director’가 존재하는 이유는 휴먼 디자인의 핵심 가르침을 보존하고, 창시자 Ra Uru Hu가 전달한 원맥락을 유실없이 전달하는데 있습니다. (‘각국 파트너사National Organizations’은 단순한 지사가 아니며, 각국 상황에 맞게 휴먼 디자인을 보급, 유통시키는 ‘전략적 파트너사’이자, 독자적 결정권을 가진 ‘독립적인 센터’로 기능합니다.)

 

레이브_코리아

 

작년 한국을 방문한 Mary Ann Winiger를 포함, 현재까지 제가 만나고 접촉한 각국 대표들은 휴먼 디자인의 맥락을 온전하게 보존하고, 이를 제대로 알리는데 헌신되어 있었습니다. 휴먼 디자인은 사람을 살리는 학문이기 때문에 ‘공인 전문가’들은 실험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고, 학생들 또한 보다 진정성있는 태도로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가 되면, 모든 진실이 드러나겠지만 아직까지는 믿기 힘들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자기 합리화’와 ‘맥락 남용’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휴먼 디자인이 자기 합리화의 도구로 전락하면 휴먼 디자인의 미래는 없습니다. 실제로 몇몇 국가들에서 이런 일들이 나타난 바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면, 왠만해선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그렇기에 부정적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에 많은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제가 여러분께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휴먼 디자인이 한국에 건강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모든 최선을 다하는 것. 이 하나입니다. 캐나다에 있는 국제 본부를 방문할 때, 그리고 국제 계약 이후 독일에 있는 Ra의 직계 가족과 첫 화상 통화를 할 때 그렇게 약속했고, 이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지난 2년간 참으로 힘들고 고된 여정이었지만, 이 일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고, 그래야 마땅한 일이었습니다. 지속되고 있는 ‘블랙 마케터 – 외국 공인 전문가’의 유대 관계는 여전히 많은 분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휴먼 디자인의 신뢰도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일입니다. 또한, 명백히 국제 공인 전문가의 윤리 기준을 벗어난 행위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개인이 무차별적 보호를 받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임이 분명합니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 휴먼 디자인을 사랑하고 아끼는 많은 학습자들을 위해 이제 뭔가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랜 동안 숙고하고 기다려왔던 일을 추진하려 합니다. 국제 비즈니스 기준이 확립되지 않으면, 공인 전문가의 앞날도, 휴먼 디자인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미래도 불투명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별개로, 휴먼 디자인이 뉴에이지 사상이나, 여타의 신비주의 철학과 같은 것으로 치부되지 않도록 보다 현대적이고, 동시대적인 방식으로 소통하는 일에도 매진하려 합니다.

휴먼 디자인이 한국에 건강하게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단 한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제대로 공부하고, 자신답게 살아가는 공인 전문가들이 다수 확보되는 것, 그래서 이들을 통해 휴먼 디자인 지식이 건강하게 보급되고 장기적으로 휴먼 디자인 전문가의 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자신의 업으로 삼고, 평생 공부로 삼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이것뿐입니다.

연말연시,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 몇 자 적었습니다.

자신됨의 기쁨에 조금 더 다가가는 하루 되시길 빕니다.

“Love Yourself. No Choice!”

레이브 코리아 대표
Paul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