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절망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길은 없는가? 

“이따금씩 숨이 턱턱 막힌다.. 아무리 노력하고 애써도 삶이 그렇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 성인들은 너무도 많이 찌들어 있다. 우리는 너무 멀리와 버렸다.”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데 내 삶 전부를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젝터로써, 트레이너로써 나의 유일한 관심은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개선시킬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이 점에 있어 내 관심은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 

 

그런데 누군가와 훈련을 하다보면 그들이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어찌 저렇게까지 삶을 방치할 수 있었을까? 어찌 자신을 저토록 내버려 둘 수 있단 말인가. 

 

너무도 많은 기억의 찌꺼기들과 분노, 슬픔, 상실감이 한 사람의 마음을 좀먹고 있다. 정말이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고, 갈수록 자기혐오에 빠진 사람들이 많아진다. 왜 더 이상 순수하지 못할까? 왜 더 이상 자신으로 살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그들의 눈빛 속에서 종종 지옥을 본다. 극도의 절망감, 내 인생은 이미 끝나버렸다는 회한과 억눌린 슬픔들.. 그들을 보고 있는 나도 같이 깊이 구덩이에 빠지는 느낌이다. 대체 얼마나 많은 참회의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의 눈빛은 흐릿해진다. 아니 혼탁해진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이 사회는 도무지 그 누구도 자신으로 살 수 없는 생지옥인 것처럼만 보인다. 서로가 서로를 더 깊은 지옥으로 끌어들인다.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토해내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죽는 날까지 단 한번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대면하지 못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말과 선택을 하지도, 내리지도 못한다. 

 

나는 그들의 고통을 덜고자 지금도 나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람들을 훈련시키며 분명히 알게 된 것은 누구도 그 자신의 진정한 동의없이는 근본적인 변화에 절대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해선 얼마간의 대가를 지불해야만 한다. 당신이 진정으로 하려고 하는 것을 주변의 그 누구도 응원해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한 사람이 오직 자신으로만 존재하는 것을 원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그러니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다같이 지옥에서 사는게 더 편해요..’

 

너무도 역설적이다.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풍요롭기 위해 삶을 살아가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그런 삶을 살지 못한다. 적어도 이 지옥같은 땅에서는. 그래서 사람들은 이 땅을 ‘헬조선’이라 부른다. 

 

그러나 나는 요즘 새로운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말이다. 

 

함께 훈련하는 사람들은 서서히, 매우 느리지만 그러나 확실하게 조금씩 자신으로 돌아가고 있다. 마치 영화 <웨이백Way Back>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을 때가 있다. 너무도 먼 길이지만, 걷고 또 걷고, 그렇게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way

 

 

포로가 된 사람 누구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 적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포로의 삶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현실을 직시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다.) 그냥 그 곳에서 자신의 삶이 정지해 버리는 것이다. 

 

안타깝지 않은가? 아프지 않은가? 남은 삶을 통째로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슬프지 않은가 말이다.

당신은 그 곳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 과감히 자신을 위해 선택을 내려야 한다.

자신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현실을 저주하기만 해서도 안 된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 그리고 아직 당신에게 남아있는 기회들과 시간들을 인식하라. 당신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된다. 당신에게도 고유한 역할이 있고, 매력이 있다.

우리 모두는 신의 일부로써, 그리고 우주의 조각으로써 각자 자신의 분량만큼의 할 일을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났다. 당신이 자신을 저주한다면 그건 이 우주에 저주를 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실제로 우주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뉴트리노는 우리의 생각과 의도, 감정들을 우주로 전송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선택으로써 우리의 우주를 재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가? 당신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을 자각하라. 당신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삶의 기회들을 다시 생각하라.

당신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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